인사 및 노무

통상임금(8)

심재우 변호사 2025. 5. 26. 14:57

지난 글까지 통상임금에 대한 전반적인, 그리고 주요한 내용을 대략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앞서 설명한 내용 중 통상임금의 요건과 그에 대한 판례의 변화 등과 관련하여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을 첨언해 보려고 합니다.

1. 배경

  • 과거 대법원은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그간의 통상임금에 관한 법원의 해석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해당 판례에 따르면,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합니다. 따라서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 법령상 근거가 없는 고정성을 포함함에 따라 특정 시점 재직 등 추가적인 조건이 부가된 임금의 통상임금 판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있어 온 관계로, 대법원은 2024.12.1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소정근로의 대가를 중심으로 도출되어야 하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키는 고정성 개념을 제외하고 통상임금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2.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2024년 판결)의 요지 및 판례 변경의 이유

(1)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

  • 2013년 대법원 판결을 비롯하여, 기존에 이어져 내려온 통상임금의 요건 중 ‘고정성’ 개념을 제외함.
  • 따라서 ‘재직, 근무일수 조건 부과’ 정기상여금 등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함
  • 통상임금 개념 재정립(판례 변경)에 따른 파급효과,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를 위해 동 판결(2024.12.19.)이후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함(장래효)

(2) 판례 변경의 이유(통상임금 개념을 재정립한 이유)

  • 대법원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부터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를 소정근로의 대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으로 삼아 왔습니다. 다만 워낙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고, 우리나라 임금체계가 워낙 복잡한 관계로,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를 '소정근로의 대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으로 명확히 정리했었습니다.
  • 다만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고정성’을 제외하여 통상임금의 범위를 넓혔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통상임금은 법적 개념이며 강행적 개념이나, 고정성은 법령에 근거가 없고, 통상임금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하며, 지급조건 부가 등을 통해 쉽게 통상임금에서 제외하여 근로기준법의 강행성을 잠탈할 수 있음
②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으로서, 실 근로와 무관하게 소정근로 그 자체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해야 함.
③ 통상임금은 법정수당 산정을 위한 도구 개념임. 근로자가 연장근로 등을 제공하기 전에 연장근로수당 등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하나, 사전 확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재직, 근무일수 조건 등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 타당함
④ 고정성은 법령상 근거없이 통상임금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키고, 연장근로 억제 등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음.

3. 2024년 판결에 따른, 새로운 통상임금의 요건

(1) 소정 근로의 대가(2013년 판결에서 변경 없음)

  • 소정근로의 대가라 함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합니다.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하거나 근로계약에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 외의 근로를 특별히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로부터 추가로 지급받는 임금이나 소정근로시간의 근로와는 관련 없이 지급받는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라 할 수 없으므로 통상임금에 속하지 아니합니다. 위와 같이 소정근로의 대가가 무엇인지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자의 근로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에 대하여 얼마의 금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는지를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금품이 소정근로시간에 근무한 직후나 그로부터 가까운 시일 내에 지급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판결).
  • 따라서 예를 들면, 미리 합의하여 정한 근로시간이 아닌, 그에 추가로 제공한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은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소정근로시간만 근로를 했다면 받을 수 없는 임금일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연장근로수당 등은 본래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것으로서 개념상으로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 또한 원래 출근일이 아닌, 사용자와 특별히 합의하여 추가로 근무하기로 하고 출근하는 등에 대한 대가는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근로의 대가이기는 하지만, 해당 근로시간 역시 사전에 발생 여부를 예상하기 어려운 임금이어서 소정근로의 대가는 아니고, 소정근로시간만 근로했다면 받을 수 없는 임금이기 때문입니다.
  • 법적으로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주휴수당과 같은 법정수당 등 역시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2) 정기성(2013년 판결에서 변경 없음)

  •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 정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임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한 성질을 갖춘 임금이 1개월을 넘는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경우, 이는 노사 간의 합의 등에 따라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가 1개월을 넘는 기간마다 분할지급되고 있는 것일 뿐, 그러한 사정 때문에 갑자기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성질을 상실하거나 정기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 따라서 정기상여금과 같이 일정한 주기로 지급되는 임금의 경우 단지 그 지급주기가 1개월을 넘는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3) 일률성(2013년 판결에서 변경 없음)

  •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성질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됩니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이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조건이어야 한다. 일정 범위의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이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잣대인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은 통상임금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작업 내용이나 기술, 경력 등과 같이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관련된 조건이라야 합니다.
  • 한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휴직이나 복직자, 징계대상자에 대한 지급 제한 사유를 규정한 임금이라도 이는 해당 근로자의 개인적 특수성을 고려한 것일 뿐이므로 정상적인 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해당 임금의 일률성이 부정되지 아니합니다.
  • 가족수당의 경우, 근로조건이 아닌 부양가족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경우는 근로와 관련된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없어 일률성이 부정됩니다. 다만, 기본금액을 동일하게 지급하면서 부양가족 수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경우 이는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본금액은 통상임금에 해당합니다.

(4) 고정성(2024년 판결에서 폐기)

  •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고정적으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고정성’이라 함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말하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고정성을 갖춘 임금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된 임금이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추가적인 조건을 충족하여야 지급되는 임금이나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지급액이 변동되는 임금 부분은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3. 2024년 판결에 따라 새로 편입된 통상임금 항목

위 고정성 요건은 2024년 판결을 통해 폐기되었는바, 고정성이 폐기됨으로써 기존에는 통상임금이 아니었지만 이후에는 통상임금으로 편입될 수 있는 항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재직조건부 임금
  •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 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합니다. 즉,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고, '퇴직'은 정년의 도래, 사망, 해고 등과 함께 근로관계를 종료시켜 실근로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즉 그러한 사정은 우연적이고 특별한 것이며, 그러한 사정 없이 근로를 하였다면, 즉 소정근로를 하였다면 당연히 받았을 것이므로),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나.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근무일수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의 경우,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합니다(위 재직조건부 임금과 마찬가지로, 부상 등으로 인해 출근을 하지 못하는 것은 퇴직 등과 마찬가지로 우연적이고 특별한 사유이지, 그러한 사정이 없이 근로, 즉 소정근로를 하였다면 당연히 받았을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여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닙니다.

다. 성과급
  • 근로자의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단순히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업무성과를 달성하거나 그에 대한 평가결과가 어떠한 기준에 이르러야 지급되므로,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제외하더라도 위와 같은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여전히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성과급의 경우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보통일 것이어서 정기성은 인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다소 편협하게 얘기한다면, '연장근로수당을 책정하기 위한 시급'이 얼마나 되는지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인데, 성과급의 경우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고, 적게 받을 수도 있고 많이 받을 수도 있는 것이어서, '통상적인 근로의 가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순수한 의미의 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 다만,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최소한도의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한 경우 그 금액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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