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및 노무

임금 지급의 원칙(2)

심재우 변호사 2025. 5. 26. 14:59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임금 지급의 원칙, 그 중 전액 지급의 원칙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전액 지급의 원칙의 예외로 상계가 허용되는 경우

(1)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따른 상계​

  •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계나 공제가 허용됩니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단서).
  • 법령으로 상계를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근로소득세, 국민건강보험 보험료, 국민연금 보헙료 등이 있고, 단체협약으로 상계, 공제를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노동조합비, 소비조합 구매 대금, 사택 사용료, 대부금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법 제43조의 규정 형식과 법의 강행규정성에 비추어 볼 때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으로는 상계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비를 사전에 공제할 수는 있지만,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에게는 노동조합비를 공제할 수 없습니다.

(2) 임금채권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

  •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으면 전부명령의 효력에 따라 상계를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허용됩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자신에 대한 임금채권 중 2분의 1 상당액에 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후 이를 변제에 충당하는 것은 전액 지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4. 3. 16.자 93마1822, 1823 결정).

(3) 조정적 상계​

  • 전 지급일의 임금 계산 착오나 지각, 결근일에 대한 임금 지급 등의 사정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된 경우 일종의 부당이득반환처구권인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후 발생하는 임금채권과 상계하여 정산하는 것을 '임금의 조정적 상계'라고 합니다.
  • 이러한 조정적 상계는 정산의 시기, 방법, 금액 등에 비추어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의 것일 때에는 전액 지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며, 판례 역시 이를 긍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 대법원은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에 따라 월급이나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지급된 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의 대상이 된다고 하면서, 이 경우 사용자가 이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는 것도 조정적 상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이 경우 상계는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도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으면 전부명령의 효력에 따라 상계를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허용됩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자신에 대한 임금채권 중 2분의 1 상당액에 관하여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후 이를 변제에 충당하는 것은 전액 지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4. 3. 16.자 93마1822, 1823 결정).

2. 상계계약의 허용 여부

  • 근로자가 동의하거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임금 채권의 상계가 가능한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상계와 다른 점은, 원래 상계는 계약이 아닌 단독행위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A가 B에 대해 채권을 가지고 있고, 또 반대로 B가 A에 대해 채권을 가지고 있을 때, 법이 정한 요건을 만족하기만 하면 A는 자신이 B에 대해 가진 채권(자동채권이라 합니다)으로 B가 A에 대해 가지는 채권(수동채권이라 합니다)을 대등액에서, 'B의 동의 없이도' 상계할 수 있습니다. 즉, 상계를 한다는 것은 원래 상계의 요건만 충족하면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하는 것입니다.
  • 이에 비해 상계 계약은, 상계의 요건이 갖추어졌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상호 합의에 따라 상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말합니다.
  • 즉, 사용자 단독행위로서의 상계는 금지되더라도, 근로자의 동의가 있는 상계 계약은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만 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하여 가능하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3. 임금채권의 포기 허용 여부

  • 대법원은 임금채권을 포기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고 합니다. 다만, 임금채권은 법에 의해 강력하게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 포기의 의사표시가 있었는가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예를 들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직원을 대폭 감축하면서 회사에 잔류한 직원들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일부 임금 지급을 중지하고 근로자들이 그와 같은 조치에 별다른 이의 없이 근무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장래에 발생할 그 일부 임금의 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9.6. 11. 선고 98다22185 판결).
  • 이러한 전액 지급의 원칙은 형식이 아닌 실질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금이 근로자의 예금 계좌에 입금은 되었으나,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미리 받아둔 예금청구서를 이용하여 그 반액을 인출하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채권 변제에 충당한 것은, 형식적으로는 전액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일단 근로자의 계좌에 입금은 됨), 실질적으로는 직접 전액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해당(사용자가 단독으로, 그리고 곧바로 퇴직금 중 반액을 인출 가능하도록 함)합니다(대법원 1989. 11. 24. 선고 88다카25038 판결).

4. 퇴직금채권의 포기 허용 여부

  • 퇴직금채권 역시 위 임금채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허용은 됩니다.
  • 다만, 퇴직금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퇴직금이 발생하기에 앞서 미리 이를 포기하는 것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 반면, 근로자가 퇴직함으로써 발생한 퇴직금채권은 이를 포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의사표시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1113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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