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및 노무

반의사불벌죄(1)

심재우 변호사 2025. 5. 26. 15:03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임금을 체불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한편, 위 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즉, 근로자가 사용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수사기관에 표시한 경우, 수사기관도 해당 사용자를 처벌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임금 체불 시의 처벌을 반의사불벌죄를 규정한 것은, 체불된 임금의 지급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자의 처벌 유무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무기를 줌으로써,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보다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번 글부터는 이러한 반의사불벌죄와 관련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실무적으로 많은 분들이 이 반의사불벌죄에 대해 잘 몰라서 피해를 보고는 하니, 꼭 알아둘 필요가 있는 내용입니다.

1.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

  •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소추 및 처벌을 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합니다. 수사기관은 반의사불벌죄에 대하여 피해자의 처벌의사를 확인함이 없이 수사와 공소제기를 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면 소추하거나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 친고죄는 피해자 등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합니다. 만약 고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친고죄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면 해당 공소제기는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고소가 있는 공소제기라도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적법한 고소의 취소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를 기각하여야 합니다.
  • 반의사불벌죄는 친고죄의 경우 보다 상대적으로 덜 경미하여 처벌의 필요성이 적지 않는데도 이를 친고죄로 하는 경우 피해자가 심리적 압박감이나 후환이 두려워 고소를 주저하여 법이 그 기능을 다하기 어려울 것에 대비한 것입니다. 즉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범죄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이 수사, 소추하고 법원이 처벌을 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할 의사를 밝힌 경우에 한하여는 굳이 소추해서 처벌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 말이 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형법상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친고죄입니다. 즉 모욕을 당한 사람이 경찰에 고소를 해야 경찰이 수사를 하고, 검찰이 기소(공소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모욕을 당한 사람이 고소를 하지 않으면 기소 자체를 할 수 없고, 만약 기소를 하더라도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습니다.
  • 반면 형법상 명예훼손(형법 제307조)은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명예를 훼손 당한 사람이 경찰에 고소를 하든, 하지 않든 (예를 들어 제3자가 경찰에 고발하여)경찰이 수사를 하고 검찰이 기소를 하며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 사실을 몰랐던 피해자가 나타나 '처벌까지 원하지 않습니다'고 한다면, 그때는 기소도 할 수 없고 기소되더라도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 즉, 친고죄는 고소가 없으면 공소제기 자체를 하지 못하는 반면,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일단 공소제기는 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이를 중간에 막을 수 있는 것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비친고죄

  • 비친고죄는 위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와는 달리 고소가 없거나,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공소의 제기, 유죄 판결 등이 가능한 범죄입니다.
  • 다만, 비친고죄에 있어 고소 취소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비친고죄의 경우에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를 하였으니 고소를 취소하겠다' 등의 진술을 할 경우, 법원이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형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3. 처벌불원의사의 철회

  •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을 하여, 내사 단계가 종료될 무렵에는 보통 근로감독관이 근로자에게 '처벌을 희망하는지' 물어 보게 됩니다. 이에 대한 답은 굉장히 유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 뒤로는 그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232조 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제1항과 제2항을 준용한다.
  • 위 제232조 제3항에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은 임금 체불과 같은 반의사불벌죄를 말합니다. 또한 이러한 반의사불벌죄에 대해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 제2항을 준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석하면,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자는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 그러니까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너무 사정이 어려워서 그런데, 다음 달에 바로 밀린 돈을 주겠다. 돈을 줄 테니까 빨간 줄 긋는 것만은 말아 달라'라고 사정합니다.
    • 근로자는 마음이 약해져 근로감독관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고 합니다. 또 사용자가 다음 달에 바로 준다고 했으니, 사용자를 믿습니다.
    • 그리고 한 달 뒤, 사용자가 약속한 날짜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밀린 임금은 입금되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연락을 해도 연락도 잘 되지 않고, 연락이 되어도 오히려 화만 낼 뿐 밀린 임금을 주지 않습니다.
    • 이에 화가 난 근로자는 다시 근로감독관에게 찾아갔지만, 근로감독관은 이미 처벌불원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하며, 진정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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